아무 것도 하기 싫을 때
2016-03-28
숨만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슬프지만 내게는 너무 자주 있는 일이다 지금도 나는 아무 것도 하고싶지 않아서 여섯시간 정도를 자다깨다폰을보다멍을때리다 흘려보냈다 지금 나는 마침표를 찍고 싶지도 않다 신기하게 무언가를 먹는 것은 귀찮지가 않아서 두 끼니나 잘 챙겨먹었다 나는 뭘까 먹고 자고 똥싸고 공기를 축내려고 태어난 것 같다 하지만 나 하나 정도 공기를 축내고 물을 오염시키고 식량을 축내더라도 지구는 잘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방만한 생각이 든다 사실 맞지 어느 순간 나 라는 존재 자체가 전부 사라져도 이 세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가끔은 그 사실에 너무나 안도감이 든다 내가 먼지같은 인간인 것은 종종 나에게 슬픔을 주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는둥 마는둥 살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면죄부 같은 것이다 다만 일말의 책임을 나누어야 할 존재가 나에게 생긴다면--- 얘기는 달라지겠지 그 존재는 현재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다 다행히도 아직 세 개의 그룹에 한하는 이 존재들은 살아가면서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부부와 자식 등의 혈연으로 이 존재의 그룹이 커져갈수록 난 함부로 사라지고 싶다,없어져도 된다-이런 말들을 할 수 없어지려나 모르겠다 이정도의 복잡한 생각 역시 지금은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